권석천의 「사람에 대한 예의」- 마음으로 읽은 책

2021. 10. 21. 21:49개인시간/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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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었던 책, 글로 사람마음 움직이고 묵직한 한방 때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셨군요 권석천님. 좋은 책 써줘서 감사합니다. 검색해보니 우리 아버지뻘이시다. 50대 정도되면 인생에 이정도 통찰 가질 수 있는건가, 50대가 되어서도 사랑에 대해서 정의를 내릴 수 있을만큼 말랑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래 보길 감히 희망해본다. 

 

 

올 들어서 가장 잘 읽은 책이라 손꼽고 싶다. 밑줄 그어가며 읽었고, 어떤 페이지는 그 바닥 전체를 내걸로 만들고 싶을 정도였다. 가장 마음속 깊이 머릿속으로 되니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 친구들한테도 맘껏 추천해줬다. 저널리스트가 쓴 책이라 그런지 호흡은 짧다만 그만큼 간결해서 전달력은 높고, 사회 전분야를 훑는 시사점을 던져 주어 가벼운 에세이 문체로 무거운 사회 평론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튼 최고시라구요😊

 

후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인용으로 남겨봅니다

 

 

 

 

 

 

 

1. 

"출렁거리는 현실에서 무엇이 딱 맞는 정답인지는 말하기 어렵다. '가는 길에 결정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방향을 정한 뒤 길을 떠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모든 걸 결정한 다음에 떠난다고 한다면 떠나기 어려울 수도 있다."

 

 

2. 

"다른 자의 죽음은 슬퍼하면서 내가 죽으면 내 시체를 밟고 지나가는게 이 세상이라네. 착하게 살면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게 이 세상이라네. 착하게 살면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게 이 세상이라네. 세상이 자네를 평가해주지 않는다고 울상 짓지 말고, 자네가 세상을 평가해보게. 계속 웃을 자와 웃지 않을 자를 선택할 권리는 자네에게 있네. 코미디는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거니까. 

그러니, 친구, 이제 자기만의 동굴에서 나와 진정한 자유를 찾아 나서게. 자네의 알량한 양심만 버리면 되네. 결핍은 사람을 어디로든 나아가게 하지. 그게 지옥이든, 천국이든, 연옥이든. 어떤 선택을 하든 자네의 자유네. 남들이 자넬 비난할 수 있어도 막아설 수는 없지."

 

 

3. 

4월에 잘나가다가도 5월엔 꺾여버리지. 

You're riding hing in April, shot down in May.

하지만 난 내가 흐름을 바꿀 걸 알지. 

But I know I'm gonna change that tune.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6월에는.

When I'm back on top in June. 

 

 

4. 

지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면, 그러한 믿음을 그에게 심어줄 수만 있다면 그는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삶 역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한 개의 이야기인 이상.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 이야기는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혼자말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다.

 

 

5. 

기억의 숫자가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다양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을 때 그 사회가 건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같을 수도 없고, 같아서도 안 되니까요. 

인공지능의 시대입니다. 굳이 리플리컨트를 만들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자진해서 복제인간으로 살겠다는 사람들이 차고 넘칩니다. 한 번뿐인 인생, 남의 기억을 자기 것인 양 착각하고, 남의 기분을 자기것인 양 떠벌리며 살 수도 있습니다. 한 번뿐인 인생, 그렇게 살아서야 되겠느냐고 하고 싶지만, 그렇게 산다고 뭐가 나쁘냐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건 당신이 결정할 몫입니다. 다만, 의미있는 삶이 되려면 누구에게도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기억을 갖기 위해 세상과 마주 서야 하지 않을까요. 상황이 불안하고 두렵더라도. 정확하게는 상황이 불안하고 두려울수록 말입니다. 잊지마세요. 당신이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기뻐하고, 고통받은 만큼만 진실입니다. 그것만이 진실입니다. 

 

 

6. 만남의 이유가 이별의 이유가 된다. 냉철해 보여서 좋았는데 날카로움에 마음을 베일 수도 있고, 열정적이어서 좋았는데 감당하기 벅찰 수도 있다. 결정적으로 이별은 사소한 사건을 계기로 이뤄진다. 사소한 사건이지만 그 조그만 사건에 너와 나의 모든 것들이 다 들어있다. 

만남을 통해 내가 괜찮은 사람이란 걸 알게 되고, 이별을 통해 내가 얼마나 한심한지를 알게 된다. 그렇게 만남의 설렘부터 사랑의 기쁨, 갈등의 아픔, 이별의 슬픔까지 통과해내면 왜 그 많은 감정들에 저마다 이름이 존재하는지 알게 된다. 

 

 

7. 

진정한 사랑은 사람을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하고, 성장하게 한다.

 

 

8. 

계획 없이 살았던 건 나도 다르지 않다. 인생이란 파도에 떠밀리고 떠밀려서 여기까지 왔다. 

 

 

9. 

중요한 것은 분명한 자기 기준이다. 자기 기준이 있는 사람은 어디를 가든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아무리 힘 있는 사람이 뭐라고 합박해도, 내 자신의 욕망이 뭐라고 유혹해도, 때로는 흔들리면서도 가야 할 길을 간다. 중간에 경로를 이탈하더라도 내비게이션이 다시 경로를 재설정하듯이, 자기 기준만 잃지 않으면 끝내 목적지에 도착한다. 

 

 

10. 

갈 수 있으면 가는게 좋다. 갈 수 있을 때 가는게 좋다. 

 

 

 

 

 

 

 

 

 

2020년 8월 28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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