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3. 14:31ㆍ개인시간/영화리뷰
과연 신인 때 찍었던 영화라 할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놀란 이제훈의 연기. 남고를 배경으로 아이들이 무리지어다니며 흔히 일어나는 일상에 아주 깊이 카메라를 들이댔다. 친구들에게 이제훈(기태)의 자살 원인에 대해 아버지가 물어물어 캐가면서 과거 학교에서 있었던 해프닝이 하나씩 드러난다, 일명 플래시백 방식
촘촘한 신경전, 알량해보이겠지만 그 때 그 나름의 자존심, 그들이 생각하는 그들의 의리, 알력싸움, 학교폭력, 그로 인한 전학, 서툰 대화 방식, 너무 늦은 사과, 사과를 받지 못할정도로 깊이 패인 상처 등. 박정민 서준영 그리고 이제훈의 연기로 두시간 영화가 꽉 찬다. 이제훈(기태)은 한 무리의 우두머리다. 기태가 취하는 행동이나 방향에 따라 그 주변아이들도 같은 태세를 취한다. 흔히 고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 남고 여고, 직장 모두 포함해서 조직의 실세를 따르는 분위기는 모두 동일한 듯 하다. 아무튼, 박정민(백희)은 기태에게 눈엣가시의 행동을 하니 이제훈(기태)은 우월적 지위 그리고 그 분위기에 올라타 박정민(백희)을 짓누른다. 육체적인 폭력보다 친구에게 가해졌을 정신적 피폐함이 더 컸을터. 박정민(백희)는 그렇게 전학. 이러한 이제훈(기태)의 행동에 실망한 서준영(동윤)도 기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하고 그런 서준영(동윤)의 모습에 분노를 느낀 이제훈(기태)는 박정민(동윤)의 별 시덥지않은 이유로 여자친구를 걸고 넘어진다. 감정이라곤 기승전-분노뿐. 진실인지 아닌지 따질 새도 없이 자신의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불편한 사실을 친구로부터 들으며 그렇게 우정은 공중분해 된다.
기태의 오만함과 그 어린 자존심때문에 친구를 다 떠나 보내고 기태는 뒤늦게 용서를 구하지만, 이미 떠나버린 친구의 마음을 돌리기엔 너무 늦은 듯 하다. 편부가정에서 외롭고, 또 강하게 흔들리며 성장해왔던 기태는 어디서든지 강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었지만 그 방법이 많이 미성숙했더랬지. 평생 자기편일줄 알았던 친구가 떠나니 자신이 존재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결국 죽음을 택한다. 오해라고 하기엔 엮여있는 감정이 너무 복잡해서 풀 길이 없네. 사랑하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얼마나 많이 할퀴고 사는가를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는 영화이다. 키워드를 굳이 꼽자면 '슬픈 젊은 영화', '자존심의 허무함', '무엇도 지키지못한 파수꾼'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영화배우 정우가 나오는 '바람' 다음으로 흥미진진하게 봤던 청소년드라마 장르의 영화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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